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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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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랑도 있다'는 메세지를 설득시키는 파워가 있는 영화와 그 배우들을 특히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내 개인적 취향과 상관없이 파이란은 여태까지 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좋은 작품으로 평가되어 왔다.

 

타인을 사랑하는 것과 스스로를 사랑하는 감정은 언제나 서로 밀접하고 때로는 삶에 대한 자세와 의지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다니, 원작도 원작이지만 정말 좋은 영화가 아닌가? 게다가 이런 비극적 결말을 보고 난 뒤 어김없이 찾아오는 착잡함의 무게마저 미리 줄여 버리는 최민식의 연기에는 더도 덜함도 없다.

 

혼자여서 마음이 외롭고 몸 마저 아팠던 여자가 내면의 감정을 밖으로 덜어내 서류 상의 남편이란 존재에 고이 담아 빚어낸 사랑과, 그녀의 고백 - 짧은 인생 - 이 담긴 편지를 읽고 강재가 방파제에서 흘린 눈물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길지 않았던 며칠 동안의 모든 일을 겪고난 뒤 친구 대신 감옥에 가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노라고 통보하는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감동받는다. 그 동안 힘든 세상을 가볍게 사느라 외면해 온 인생의 가치에 대해 회한을 느끼게 한 파이란의 사랑이 가져온 구원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그 구원을 받아들인 자의 선택 또한 대단한 것이니까. 모든 용기 있는 결정은 아름답고 의미있다고 나는 언제나 믿어왔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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